[중앙일보]시속 150km 윙~ 쥬라기공원 촬영장에 뜬 '벌떼 드론'
2016.10.30 21:21
하와이 ‘드론레이싱’ 세계대회를 가다
알로하컵 드론레이싱 대회가 열린 미국 하와이 쿠알루아 렌치에서 지난 17일 한국인 참가자가 자신의 드론으로 주행코스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박민제 기자]
“5, 4, 3, 2, 1, 고(go).”
지난 18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쿠알루아 렌치(목장). 출발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드넓은 초원 한쪽에 정렬해 있던 8대의 레이싱 드론(경주용 무인항공기)의 프로펠러가 맹렬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빨간색 프로펠러의 드론 한 대가 윙윙거리며 날카로운 소리를 내다가 순식간에 하늘로 솟구쳤다. 뒤이어 나머지 드론들이 마치 벌떼가 이동하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총 길이 480m 코스에 설치된 장애물 17개를 세 번 돌아야 하는 드론레이싱의 시작이었다.

이날 경기는 미국에 본부를 둔 드론레이싱 단체인 드론스포츠연합(DSA)이 주최한 ‘알로하컵’ 대회였다. 같은 장소에서 지난 20~23일에 열린 첫 공식 세계 대회인 ‘월드 드론 챔피언십’의 예선전이다. 세계 대회에서는 알로하컵에서 상위 10% 성적을 낸 선수와 국가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파일럿들이 자웅을 겨뤘다.

군사용·산업용으로 활용하던 드론이 레저용으로 쓰이기 시작한 지 오래다. 특히 드론 스포츠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번 세계 대회에 참가한 파일럿 수는 총 37개국 190명에 달했다. 액션 카메라 제조업체인 고프로, 보험사인 AIG,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후원했으며 미국 스포츠 채널인 ESPN이 경기 주요 장면을 중계했다. ESPN이 지난 8월 중계한 뉴욕 드론내셔널스 대회 스페셜 영상은 총 130만 명이 시청하기도 했다. 스콧 레프스필드 DSA 회장은 “미국에 동호인 수만 10만여 명이며 선수급 파일럿도 4000명 정도 된다. 스타크래프트 등 e스포츠는 출범 7년 만에 게임 회사가 아닌 펩시의 후원을 얻었는데 우리는 1년 만에 고프로의 후원을 받을 정도로 성장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초창기라 전 세계 공통으로 확정된 종목은 없지만 각종 대회에 포함되는 종목은 통상 두 가지다. 스피드를 겨루는 장애물레이싱과 피겨스케이팅처럼 음악에 맞춰 드론을 예술적으로 움직여 평가를 받는 프리스타일(곡예비행)이다. 드론 파일럿들은 내비게이터로 불리는 항법사, 드론의 세팅 및 기술 지원을 담당하는 테크니션과 팀을 이뤄 대회에 나서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드론스포츠의 인기는 급상승하고 있다. 각 지자체가 주최하는 대회가 매달 여러 건 열린다. 지난 22~23일에는 ‘2016 코리아 드론 챔피언십 대회’(인천), ‘지-드론페스타’(경기도 안산), ‘항공우주엑스포’(경남 사천) 등 세 곳에서 드론 대회가 동시에 열렸다. 하와이에서 열린 월드 드론 챔피언십에는 KT가 후원하는 드론레이싱팀 ‘팀KT’ 소속 5명의 선수와 한국모형항공협회(KAMA) 지역 예선을 거친 7명, 기타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6명을 포함해 총 18명의 한국 파일럿이 참가했다. 김항식 KAMA 사무국장은 “대회에 참가할 실력을 갖춘 선수급 파일럿은 국내 300여 명인데 모형 헬기 분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2~4일에는 강원도 평창에서 ‘2016 국제 드론 스포츠 대회’가 열린다. 중앙일보와 강원도, 한국드론협회가 주최하고 네이버가 후원하는 대회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스키점프대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종목은 장애물레이싱, 프리스타일, 회전레이싱, 활강레이싱 등이다. 레이싱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드론레이싱협회(KDRA) 강희동 회장은 “한국은 파일럿의 기량뿐 아니라 드론 대회 운영 역량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과제도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관전 스포츠로서의 재미를 키울 방안이다. 통상 레이싱 드론 한 대의 길이와 폭은 30㎝ 이하다. 하지만 최대 속도는 150㎞ 이상으로 빠른 탓에 일반 관중이 경기장을 돌아다니는 드론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다. 고글을 통해 보이는 화면도 레이싱 전체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다. 케빈 램 DSA 부회장은 “골프만 해도 공 궤적이 정해져 있어 이를 카메라가 따라가며 중계가 가능하나 드론레이싱은 드론이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이 안 돼 어렵다. 누가 어떻게 1등을 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적 혁신이 이뤄진다면 흥행 스포츠로 확실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 BOX] 국내 1호 프로 파일럿 12세 김민찬군, 올해 8번 우승상금 8000만원
「신생 스포츠이지만 드론레이싱에는 이미 스타 파일럿들이 생겼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파일럿들은 팬들을 확보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 드론 파일럿 김민찬(12)군은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월드 드론 프리(World Drone Prix) 2016’ 대회에 출전해 프리스타일 종목에서 우승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열린 각종 대회에서 8차례 우승해 올해만 8000만원이 넘는 상금을 받았다. 최근에는 KT와 후원 계약을 해 국내 1호 드론레이싱 프로선수가 됐다. 김군은 “장차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해 전투기 조종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손영록(17)군은 한국드론리그(KDL·Korea Drone League) 현재 순위 1위인 파일럿이다. 국내외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마다 김군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지상군 페스티벌 2016’ 드론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올해 5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업계에서는 2명의 스타 파일럿의 라이벌 구도가 드론스포츠 산업의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완기 한국드론레이싱협회 이사는 “임요환·홍진호로 대변되는 스타 프로게이머가 e스포츠 산업을 키운 것처럼 두 선수의 경쟁이 산업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호놀룰루(하와이)=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원문기사 : http://media.daum.net/m/media/digital/newsview/20161030001604909#miniVie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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